지그프리드크라카우어1 김애란과 지그문트 바우만 내면의 탐색을 생략했을 때 해석의 여유와 자유를 줌과 동시에 독자로 하여금 들추기 싫은 자신의 내면을 만나게 만드는 날카로움이 함께 있었습니다. 최윤의 몇 작품들은 그래서 좋았습니다. 이어서 김애란의 작품들을 읽는데 책을 읽고 자란 세대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읽다 보면 편집작가의 가위질이나 감독의 컷 사인이 들리는 듯한 그런 글을 구사하더군요. 아울러 단어를 구슬리고 희롱하는 유희를 능수능란하고 천연덕스레 벌입니다. 소설이라는 쇼 무대에서 MC를 맡아 좌중의 시선을 포로로 삼아버리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사진의 맨 위 책부터 연대 순으로 읽는 중입니다. 도도한 인생이나 침이 고인다 같은 작품에서 청각과 미각을 동원해서 문학적 관능을 자극합니다. 목수가 목재의 모양과 재질을 살피듯 단어를 툭툭 쳐보.. 2024. 2.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