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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11

리스본을 떠나며 It is an error, a nonsensical act of violence, when we concentrate on the here and now with the conviction of thus grasping the essential. What matters is to move surely and calmly, with the appropriate humor and the appropriate melancholy in the temporally and spatially expanded internal landscape that we are. 본질적인 것을 파악했다는 확신을 가지고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은 오류이며 무의미한 폭력 행위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처한 시간적, 공간적으로 확.. 2024. 1. 28.
리스본, 와봤던 곳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좋은 책입니다. 여행 기억이 희미해지고 사진이 상기시키는 단편적인 순간들이 식상해질 무렵 리스본행 야간열차 이북에서 travel이라는 단어로 검색하니 아마데우의 말들이 쏟아집니다. And not only in time are we expanded. In space, too 시간으로만 확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We go to ourselves, travel to ourselves, when the monotonous beat of the wheels brings us to a place where we have covered a stretch of our life, no matter how brief it may have been. 단조로운 바퀴의 비트가 .. 2024. 1. 28.
빔 벤더스, Lisbon Story; Madredeus 영화 리스본 스토리의 개략이 담긴 비디오입니다. 노래를 부른 마드레데우스는 리스본 스토리 영화 사운드트랙에 참여한 그룹입니다. 포르투갈의 전통 음악인 파두와 현대 포크음악을 접목한 마드레데우스의 노래는 듣는 순간 마법에 걸린 듯 빠져듭니다, 영화 속에서요^^ https://youtu.be/WVuVNyT_PEk?si=483peKSm874DWf35 영화 속 장면입니다. https://youtu.be/eslBWYQVal0?si=Gw8IZybYCO0jkU6v 고화질 예고편입니다. https://youtu.be/M0YyZyz-W2U?si=BL7_lNnkQeTEG9HU 리스본 스토리를 보면서 포르투갈 여행 가기 전에 봤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다가, 다녀와서 보니 더 좋다는 생각에 다다랐습니다. 영화에 등장한 .. 2024. 1. 17.
리스본행 주간열차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주인공 그레고리우스는 포르투갈 말을 모릅니다. 포르투갈어를 들은 날, 마치 노랫소리처럼 귀에서 떠나지 않는 느낌이었고 서점에서 전혀 모르는 포르투갈어로 된 책을 집어 들게 되고 그의 인생이 바뀌는 절대적인 순간을 경험합니다. 다음은 쥔장이 읽어준 AMADEU INÁCIO DE ALMEIDA PRADO, UM OURIVES DAS PALAVRAS, LISBOA 1975.책의 내용입니다. 책의 소개말이라는데 흡인력이 느껴집니다. 다음엔 단문으로 재차 충격을 던져줍니다. 책 속의 그레고리우스에게 책 속의 문장을 읽는 수많은 그랬군요들에게. And then he heard sentences that stunned him, for they sounded as if they had been.. 2024. 1. 11.
머지않아 떠날 것들을 격렬히 사랑하라 돌이킬 때마다 과거는 달라진다고 썼었죠. 생각하기 따라서 여러 뜻으로 변주될 수 있는 말인데 말 그대로의 경우가 제게 일어났습니다. 늘 그러하듯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눈이 떠집니다. 왜 그랬는지 폰 속의 사진을 정리합니다. 오밤중에 뭐 하는 것인지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면서요. 이 스크린샷이 보이더군요. 처음 이 문장을 보고 좋아서 캡처했을 것이고 깔끔하게 도려놓은 것을 보니 나중에 쓸 글재료 삼으려 했겠죠. 다시 보니까 느낌은 여전한데 출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입니다. 날짜를 보니 한창 아플 때였군요. 이 때 무슨 책을 읽고 무슨 메모를 했었는지 되짚었습니다. 리스본을 다녀온 직후이니 리스본행 야간열차나 존 버거에 천착하고 있었지 않았을까 짐작하며 뒤졌습니다. 존 버거를 따라 28번 트램을 타보지.. 2024. 1. 10.
석양/ 바칼라우/ 파두 4시 40분이면 해가 집니다. 오늘은 상 조지 성에 올라가서 석양을 보기로 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한숨 잤는데도 몸이 무겁습니다. 4시가 넘어서 숙소를 나섰죠. 얼마나 더 올라가야 되는지 모르겠는데 벌써 석양은 황금색으로 타오릅니다. 여기는 리스보아 카드 신공이 안 먹히는 곳입니다. 서둘러 입장해서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곳으로 발을 재촉했습니다. 마음은 급한데 단체로 사진 찍던 사람들이 저 보고 사진을 찍어 달랍니다. 해는 넘어가고 있는데 거절하려 해도 주변에 저 말고 없네요. 거절했다가는 얻어맞을 것 같이 호탕한 아줌마들이었습니다. 사진 찍어주고 나니 아내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내가 없어졌다고 하니 자기네 일행에 조인하라고 하더군요. ㅎㅎ 아직 붉은 기가 남아있는 하늘이 어딥니까. 상 조지 성에서 나.. 2024. 1. 6.
걷고 먹고 또 걷다 아침 먹고 나와서 에그타르트를 또 게걸스레 먹은 덕택에 MNAA 관람을 마치고 나서도 속이 더부룩했기에 점심 예약한 장소까지 걷기로 했습니다. 문맥 상, 내용 상 하나 문제없습니다만, 이거 뭔가 이상한 것 맞죠? 일부러 먹고 또 먹기 위해 걷다니... 마카롱 색 건물도 보면서 걷고 과일가게 슈퍼 머케이도도 보면서 걷고 좁은 길을 따라 타일 없는 건물 타일 있는 건물 보고 찍고 걸었습니다. Elevador da Bica도 구경만 하고 탈 생각을 못했습니다. 소화 시켜야지?!!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더군요. 삶은 그저 걷는 것. 보기 드문 타일이 있어서 찍었습니다. 황량한 그라피티 골목 테라스가 예뻐서 찍고 와사비 색 건물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걸어서 도착한 Marisqueira Uma. 70대도 넘어 보이.. 2024. 1. 6.
타고 보고 먹고 걷고 듣고 마시고 나는 놈 위에 드론이 있는 세상입니다.^^ 비행기에서 봤던 영화 'Barbie'스러운 핑크톤인 리스본의 바다일출을 조용히 감상하려던 애초의 작정과 다른 전개로 펼쳐진 아침 산책, 생각지 못했던 사람을 예상치 못했던 과정으로 만나 조용한 아침에 열띤 대화를 하는 상황 속에 있음을 자각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엠 (이전 글 '기대 밖의 만남들' 참조)에게 말했죠 알아들었거나 말거나. 야, 이거 우리 트립 투~ 시리즈 영화 같지 않냐? 흐흐 지금 생각해 보니 백퍼 못 알아들었겠습니다. 현실감각이 떨어져서 일상에서 디피 댓글 달듯 했었네요. 디피에서야 수많은 사람 중에 그 영화 압니다! 하고 누군가 대댓글을 달게 되겠지만 일상 속 특정 대화상대에게 예비 질문이나 설명 없이 영화 이야기 이렇게 툭.. 2024. 1. 6.
리스본 도착하니 다음 날 저녁이었습니다. 여행은 길다. 이 여행이 끝나지 않기를 바랄 때도 있다. 아주 드물게 있는, 소중한 날들이다. 다른 날에는, 기차가 영원히 멈추어 설 마지막 터널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 그레고리우스,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 길기는~ 급전 융통하는데 선이자 떼인 느낌이 이럴 것입니다. 여행 언제부터 가요? 누가 물으면 대답하는 날짜가, 마치 그 날부터 목적지에 있는 느낌인데 말입니다.^^ 시애틀발 파리행 낮 비행기는 생각지도 못했던 호사를 경험하게 했습니다. 록키산맥의 장관을 내려다 볼 수 있었습니다. 포르투갈 여행기인데 산 사진이 웬말이냐 그랬군요는 각성해라 하셔도 제가 워낙 산이라면...아시잖습니까? 동북쪽으로 향하는 비행기였으므로 점심에 이륙했는데 재빨리 석양이 비쳤으나 구름에 덮였고 잠깐 사이 어두워졌습니.. 2024. 1. 4.
돌이킬 때마다 과거는 달라진다 다시 말하자면, 돌이키는 시점마다 달리 보이는 과거를 발견할 뿐이다. 성찰은 다른 현재(과거를 달리 인식하는 새로운 나)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성장의 노력이다 - 그랬군요. 온고지신이란 좋은 말이 이미 있다, 그랬군요야. 오랜 영화를 다시 보는 것도 지금의 나를 재발견하는 기회이다. 과거와 변함없는 감상이라면 변함없는 것이 스스로인 것이다. 영화는 모든 다른 해석을 내재한 예술이기 때문에 영화이다. 여행은 혼자 찍은 영화와 같고 여행을 회고함은 그 영화를 재감상 또는 편집의 과정이다. 어떤 감상을 어떤 편집완성버전을 내놓을 것인지는 오직 스스로에게 달렸다. 과거는 바꿀 수 없고 영화도 바꿀 수 없다. 나아지는 방법은 스스로를 바꾸는 것 밖에 없다. 현재는 나고 나는 현재다. 내가 세계다. 장면 1 현재로부.. 2024.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