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인 샌드라가 인터뷰하는 도중에 남편이 작업하면서 크게 틀어놓은 음악은 인터뷰를 중단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관객인 제가 화면을 끄고 싶을 정도로 음악은 시끄럽습니다. 원래 50센트의 음악은 리듬감 있고 걸쭉한 보컬의 거친 맛이 가사의 상스러움을 잊게 만들지만, 목조건물에 쿵쿵대는 진동은 층간소음의 심각함을 생각나게 만듭니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는지보다 음악으로 정황을 알 수 있습니다.
1. 첫 번째 메스
Bacao Rhythm & Steel Band - PIMP
https://youtu.be/MQ6J4xHuMgc?si=NCOKpYAUasXzQ2tX
I don't know what you heard about me
But a bitch can't get a dollar out of me
No Cadillac, no perms, you can't see
That I'm a motherfuckin' P.I.M.P
나에 대해 뭘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년은 나한테서 1달러도 못 받아
캐딜락도, 파마도, 넌 볼 수 없어
난 빌어먹을 P.I.M.P야
아스트리아스의 부제는 legend입니다. 전설은 말 그대로 '전하는 말'입니다. 재판은 '전설'과 물증을 가지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입니다. 전설은 전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관계에 작용합니다. 그것이 꼭 재판정일 필요는 없으며 이 영화의 중요한 관건입니다. 샌드라와 다니엘의 모자 관계나 친구도 보모도 아닌 마아지와 다니엘의 관계 등 '전설'은 듣는 사람의 이후 행동에 작용합니다.
2. 두, 세 번째 메스
Asturias (Leyenda)
https://youtu.be/8aKtGrjFVhI?si=FBGyDBGKI_itKnUM
샌드라는 아스트리아스를 연주하는 다니엘에게 쇼팽 전주곡 28-4를 연주하도록 유도합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첫 진술과 달라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샌드라의 당부는 쇼팽을 안내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니엘의 아스트리아스 연주가 숙련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1년의 세월 동안 재판이 이어졌음을 알려줍니다. 연주 실력이 좋아졌다는 것은 성장을 의미합니다.
크레딧에 각기 다른 두 버전의 아스트리아스가 들어있습니다. 숙련된 아스트리아스는 심화된 혼돈을 의미합니다. 반면 쇼팽은 샌드라가 원하는 안정을 의미 한다고 봤습니다.
3. 네 번째 메스
Chopin - Prelude No 4 in E minor, Op 28
https://youtu.be/JDZ_DlNfsWk?si=Vmr08FVskgYmWj7C
관객과 배심원이나 매스컴은 유죄 여부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영화 자체의 흐름은 유죄 여부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빈센트에게 너는 이미 나를 판단하고 있잖느냐는 샌드라의 말에 부정하면서도 그는 이미 속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하지 않을 뿐 관객도 이미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때쯤이면 다니엘도 판단하고 있습니다.
재판이 끝나고 여흥 이후 둘만 남았을 때, 마치 키스를 하려는 듯 빈센트의 양 볼을 두 손으로 잡지만 샌드라는 빈센트를 마주 보다가 그 판단의 눈을 읽습니다.
4. 다섯 번째 메스
살면서 누구나 역경을 만납니다. 가만히 있는다고 누가 도와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행동해야 합니다. 법정에서 샌드라는 현란한 말로 배심원들과 관객의 판단 범위를 확장시킵니다. 이러면 양비론이나 모두 까기를 매일 보는 어떤 나라의 현실처럼 누구의 잘잘못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단순 법정 드라마가 아니며 유무죄가 중요하지 않으며 살해 여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전설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관점에 따라 이해관계에 따라 사실이 어떻게 회절 되고 왜곡될 수 있는지 기억하고 흔들리는 세상에 중심을 잡는 고요한 쇼팽(28-4)을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전설이 내 마음을 흔드는 이치와 마찬가지로 내가 말하는 '전설'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체적인 생각을 다니엘은 하게 됩니다. 상황에 직면하고 행동해서 타개하는 것입니다. 샌드라와 다니엘과 빈센트 세 사람의 관계와 판단과 자신의 행동을 확정하는 과정을 각각의 관점에서 보게 되는 추락의 해부를 위한 5개의 메스는 복잡한 영화의 내부를 뒤집어 보게 하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합니다.
관객에게 말하는 것 같죠. 자신만의 변주를 건반을 눌러보면서 만들어 연주하는 다니엘처럼, 우리는 마음을 정해야 합니다.
VARIATION AUTOUR D'UN PRÉLUDE (Anatomie d'une chute)
https://www.youtube.com/watch?v=eIcc2NPDMT0
5. 최종 소견
집으로 돌아온 샌드라는 다니엘에게 안깁니다. 어린 다니엘이 엄마의 머리를 가슴에 품습니다. 피에타가 오버랩되지만 주객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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