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고 느끼기

칭찬하는 습관

by 그랬군요 2023. 11. 19.

His debunking forays, which presumed the readiness to be made indignant by inanity, obtuseness, hypocrisy—these gradually subsided. He was more interested in bestowing praise, sharing his passions. He was a taxonomist of jubilation, and of the mind’s earnest play.

무모함, 어리석음, 위선에 대해 분노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그의 폭로전은 점차 가라앉았습니다. 그는 칭찬을 건네고 열정을 나누는 데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는 환희와 마음의 진지한 놀이에 대한 분류학자였습니다.

 

앉아서 진득하니 생각하고 글을 쓸 시간이 없이 바쁩니다. 책 한 글자 읽을 짬이 나지 않습니다. 대신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책 구절이 하나 있는데 수전 손택이 롤랑 바르트를 추억하며 그가 칭찬을 건네고 열정을 나누는 데 관심이 더 많았다고 한 부분입니다,

 

바르트를 글로만 만날 수가 있는데 그가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는 기본이 칭찬과 열정을 바탕이라는 뜻 아닌가 이해했습니다. 

 

과거, 한 30-40년 전 쯤, 일간지와 아홉시 뉴스에만 의지하던 정보유입이 24시간 내내 셀 수 없이 많은 깔때기를 통해 쏟아지는 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가짜뉴스가 혼란과 의혹을 가중시키지만 여기에서는 가짜뉴스는 논외로 치더라도 자칫 의식하지 않고 흘러들어오는 정보를 내버려두면 구정물 속에 잠겨있게 됩니다. 영화 영웅에서 하늘을 새까맣게 덮으며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지 않고 서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연어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며 바위를 피해 헤엄치지 않으면 어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바르트 아니더라도 좋은 비평글들은 칭찬하기 위해서 쓴 글들입니다. 좋은 영화를 고르기 위해 의지하는 영화평이야 혹평이 더 흔하지만 이미 상품리뷰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런 글 말고 진지한 '칭찬과 열정'에 관심을 가졌던 바르트를 바라본 손택의 눈길을 통해 날아오는 화살들 사이에 삶의 길을 찾고 진로를 가로막는 바위를 우회해서 거슬러 올라가는 지혜가, 그 배움을 칭찬으로 보답하는 것, 글을 쓰면 되새겨지고 또 읽는 사람에게 전달된다 생각합니다.

 

칭찬하는 습관, 잠시 앉아 생각해봤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